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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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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scent 캔들·리빙 공방

캔들이나 리빙 제품을 '직접 만든다'는 경험은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시나요?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우리 집을 꾸밀 수 있다"는 감각을 처음 갖게 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는 특히 그게 크다. 마트에서 사는 게 아니라 내 손으로 만든 게 집에 놓이는 순간, 그게 엄청난 자존감이 된다. 완성도보다 "내가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이에게는 훨씬 오래 남는다.

향이나 디자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생각보다 굉장히 진지하다. 향을 하나씩 맡아보면서 "이건 할머니 집 냄새", "이건 귤 냄새"처럼 자기 기억이랑 연결 지어서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 색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은 "예쁜 색"을 고르는데, 아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색"을 고른다. 기준이 훨씬 솔직하고, 그래서 오히려 결과물이 더 개성 있게 나오기도 한다.

완성된 제품이 집에서 사용될 때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나중에 부모님한테 연락이 온다. "애가 집에 와서 자기 방에 놓아두고 절대 못 쓰게 한다"고. 그게 핵심인 것 같다. 소비한 물건이 아니라 내가 만든 물건이니까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공간을 꾸민다는 개념을 처음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 "내 방은 내가 만든 것들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여기서 시작된다.

이 공간에서는 감각을 어떻게 경험하게 하나요?

감각을 한꺼번에 던져주지 않으려고 한다. 순서가 있다. 먼저 눈으로 색을 보고, 손으로 형태를 만지고, 마지막에 향으로 마무리하는 흐름이다. 특히 향은 후반부에 고르게 하는데, 그때쯤이면 이미 만드는 것에 완전히 집중된 상태라 훨씬 섬세하게 반응한다. "이건 숲 냄새", "이건 비 오는 날 같아" 같은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감각은 설명해서 열리는 게 아니라, 순서대로 경험하다 보면 스스로 열린다. 그 흐름을 만드는 게 이 공간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일상에서 쓰이는 물건을 만든다는 점이 다른 공방과 어떤 차이를 만드나요?

만들고 나서 끝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체험 공방에서 만든 건 집에 가져가면 어딘가에 놓아두고 마는 경우가 많다. 캔들이나 디퓨저는 실제로 쓰인다. 불을 켜고 향이 퍼지는 순간마다 "내가 만든 물건"이라는 기억이 다시 올라온다.
아이들에게는 더 특별하게 작동한다. 내가 만든 물건이 우리 집 공간을 바꾼다는 경험이다. 취미로 뭔가를 만들어본 게 아니라, 일상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걸 만들었다는 감각.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이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요?

일상을 처음 디자인해보는 곳이다. 어른도, 아이도 처음에는 "내 취향이 뭔지 모르겠다"고 한다. 막상 향을 맡고, 색을 고르고,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나면 "아,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가 생긴다. 취향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아이들에게는 그게 더 선명하게 일어난다.

이 동네에서 시작하게 된 배경이 있으신가요?

평택은 지금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있는 도시다.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고, 도시 자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그런데 그 속도에 비해 이 동네만의 정서나 여기서 태어난 것들은 아직 많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택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 어느 날 이 도시에 뿌리를 내리게 된 사람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애착이 생겼다.
모먼츠 오브 평택도 그 마음에서 출발했다. 어딘가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 여기서 만들어진 것들이 이 동네 사람들의 일상에 놓이는 것. 그 장면이 좋아서 평택에서 계속 하고 싶다.

아이들과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년에 평택 마을 P-lay 학교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단체 수업을 진행했다. 단순히 따라 하는 체험이 아니었다. 멸종위기동물을 주제로 나만의 브랜드를 직접 설계하는 수업이었다.
주제를 정하고, 마스코트를 그리고, 점토로 실물을 빚고, 실리콘 몰드를 떠서 석고방향제로 완성하는 전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했다. 처음에는 "브랜드가 뭐예요?"라고 물었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이 동물을 왜 골랐는지", "이름을 뭐로 지을지", "어떤 사람한테 팔고 싶은지"를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눈빛이 달라지는 순간이 있었다. 뭔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건에 담을 수 있다는 걸 처음 느끼는 순간이었다.
완성된 석고방향제를 손에 쥐었을 때 아이들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내가 만들었다"가 아니라, "내가 기획한 게 실물이 됐다"는 경험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한 아이가 "나중에 진짜 브랜드 만들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 한마디가 그날 수업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