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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매일을 특별하게 꾀하당

웅성웅성, 매일을 특별하게 꾀하당

Editor | 만두

Intro

가을에는 소리도 함께 온다.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 밤이 깊도록 이어지는 귀뚜라미 울음, 바람이 지날 때마다 서걱이는 갈대들, 그리고 선선해진 날씨와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의 웅성웅성 소리가 겹쳐 들린다.
파스칼 길렌은 <예술적 다중의 웅성거림>에서 예술계를 서로 다른 목소리가 뒤섞이는 곳으로 바라보았다. 우리는 흔히 작품을 만든 한 사람의 이름만을 기억하지만, 사실 창조는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만나 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일어난다. 그렇다고 그 목소리들이 언제나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서로 어긋나고 모순되며, 하나의 의미로 정리되지 않기도 한다. 길렌이 말하는 ‘웅성거림’에는 이러한 복잡함과 생기가 공존한다.
이 웅성거림을 떠올리며 꾀하당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이번 심화과정에 참여한 기획자들은 먼저 평소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에 마음이 쓰이는지, 다른 사람과 무얼 하고 싶은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경험에 누군가는 관심을 보였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다른 의견이 돌아오기도 했다. 서로의 일상을 나누니 보탤 말이 있었고, 같이 꾀할 일도 생겼다. 7월부터 시작된 8주의 교육을 거치며 기획한 프로그램을 9월에 시범운영하기까지, 그 사이 존재한 수많은 웅성거림은 각자의 매일을 누군가의 특별함으로 피워내고 있었다.

같이 꾀하기는 처음이라

지난해 평택문화기획학교 맞춤과정 ‘꾀하당’에 참여한 기획자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따라 각자의 기획을 실행했다. 그리고 올해 열린 꾀하당 심화과정에서는 다른 기획자와 팀을 이루어 하나의 기획을 준비하게 되었다. 자신이 무엇을 꾀하고 싶은지에 더해, 그것을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 꾀할지 생각해야 했다.
웅성웅성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이 여럿이면 아이디어도 여럿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 몇 개를 합친다고 해서 좋은 기획 하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을 다른 사람도 해보고 싶어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야기를 얼마나 더 깊이 나눌지, 언제쯤 구체적인 계획을 정할지를 두고도 서로의 속도를 살펴야 했다. 개인의 생활을 유지하는 가운데 함께 만날 시간을 내는 일부터 조율이 필요했다.
서로 맞춰가려면 우선 각자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했다. 상대가 꾀하려는 걸 그저 도와주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진정한 공동 기획을 만들기 어렵다. 꾀하당 심화과정의 담임강사를 맡은, 커뮤니티 스튜디오 104의 임재춘 대표가 ‘자신의 관심사를 분명히 꺼내라’고 거듭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내가 무엇에 마음이 움직이는지, 왜 이것을 해보고 싶은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새롭게 연결할 부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생각을 밝힌다고 곧바로 접점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 다른 작업 방식을 알아가고,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미리 약속하고, 대화 내용을 기록함으로써 오해를 줄여야 했다. 일을 진척시키는 것과 서로를 알아가는 것, 두 가지를 함께 놓치지 않아야 했다. 꾀하당 심화과정에서는 그 시간 역시 배움의 일부로 다루었다. ‘우리’라는 말은 짧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은 생각보다 많았다.
‘우리’에는 꾀하당 기획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선배 기획자들이 거의 매시간 함께하며 각 팀의 고민을 들어주었고, 먼저 기획하고 실행해본 경험을 나누었다. 그렇게 ‘우리’가 ‘같이’ 꾀하는 동안 웅성거림은 잦아들 틈이 없었다.

매일의 경험이 기획의 모양을 얻기까지

총 7명의 기획자들이 ㅇㅋ, 3인3색, 오백원 이라는 이름의 세 팀으로 나뉘었다. 타인과의 비교, 쉼, 혼자 있는 시간… 각 팀이 꺼낸 관심사는 기획자들의 생활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다만 그것을 누군가가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려면 더 많은 대화가 필요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활동을 함께하고 싶은지부터 어떤 도구를 이용하고 어디에서 진행할지까지, 수많은 논의와 수정을 거친 세 팀의 기획은 9월 23일 시범운영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1️⃣ ㅇㅋ 팀의 이야기 <로그아웃, 로그인>
ㅇㅋ 팀의 두 기획자는 서로 다른 상황에서 타인의 기준에 흔들렸던 경험에 주목했다. SNS 속 다른 사람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마음, 자신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게 되는 마음 등 사정은 달랐지만 타인을 의식하다가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놓치게 된다는 고민이 서로 통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30~40대 참여자를 대상으로 내 삶을 어떤 기준으로 살고 싶은지 묻는 <로그아웃, 로그인>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 제목에는 잠시 타인의 시선에서 로그아웃하고, 자신에게 다시 로그인해보자는 뜻이 담겼다. 그러나 내 기준을 찾는 경험을 실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참여자에게 자신의 삶을 떠올릴 시간을 충분히 주는 동시에 기획자의 개입이 최소화될 수 있는 어떤 감각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이 지점에서 기획자들의 일상이 소환되었다. 개인 작업을 하며 접했던, 물에 녹는 심지를 떠올린 것이다. 버리고 싶은 타인의 기준을 적은 심지를 물에 흘려보내자는 아이디어는 그렇게 나왔다. 내려놓고 싶은 말을 심지에 적고, 그것이 물속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활동이다. ‘흘려보낸다’는 표현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시도였다.
9월 23일 오전, 시범운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도일동의 도담갤러리로 모였다. 이 과정 전반을 운영하는 평택시문화재단 시민문화팀 담당자와 꾀하당의 동료 기획자들, 협력강사, 선배 조언가들이 참관했고, 담임강사 임재춘 대표와 분더캄머의 김진 대표가 평가위원으로 함께했다.
ㅇㅋ 팀의 프로그램은 타인의 기준을 내려놓지 못하는 내 삶을 돌아보고, 자신만의 호흡과 소리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시작했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어떤 삶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생각하고, 내려놓고 싶은 타인의 기준을 흘려보내고, 남겨두고 싶은 자신의 기준을 새로이 세웠다. 두 기획자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활동을 마친 뒤 다함께 마주 앉아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그 과정에서 기획의 질문은 더 섬세해졌다.
❓
타인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잘못된 것일까? SNS를 보여주는 방식이 자칫 SNS 자체를 나쁘다고 말하는 것으로 읽히지는 않을까? 참여자의 사유를 충분히 발전시키기에 적합한 공간은 어디일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을 다루는 문제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
타인의 기준을 내려놓자는 말이 참여자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도 살펴야 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지 기획자가 먼저 정해두면,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보자는 취지가 오히려 전해지기 어려울 수 있었다. 각자가 원하는 삶을 떠올리고 선택할 여지를 어느 정도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새로이 생겼다. 이번 시범운영은 준비한 기획을 실행해보는 동시에, 두 사람이 함께 던진 질문을 다시 들여다보는 자리가 되었다.
2️⃣ 3인3색 팀의 이야기 <오감을 통한 쉼>
3인3색 팀이 주목한 주제는 ‘쉼’이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삶에서 여러 역할을 해내느라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고 지냈다는 공감이 서로 오갔다. 기획자들은 바쁜 일상에서 잠깐 멈추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방향성을 세웠다. 하지만 ‘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세 사람의 조금씩 다른 취향이 드러났다.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있고 싶은 마음도, 흙을 만지며 감각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커다란 면에 마음껏 색을 칠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쉼’이라는 말 안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움직임이 들어있었다. 쉬고 싶다는 데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도, 무엇을 해야 쉬었다고 느끼는지는 저마다 달랐다.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오감을 통한 쉼> 기획에는 그 차이가 담겼다. 세 기획자의 도자기와 음악, 그림이 어우러져 ‘비움-채움-머뭄’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그 과정에서 차를 담을 잔부터 몸을 움직이고 표현하는 방식까지, 각자가 해온 일과 ‘쉼’의 경험을 가져왔다. 한 가지 방법으로만 ‘쉼’을 설명하기보다 참여자들이 여러 감각을 사용하며 자신에게 맞는 ‘쉼’ 방식을 만나볼 수 있도록 권하기로 했다.
9월 공간미학에서 진행한 시범운영에서 참여자들은 먼저 감정 카드를 골라 현재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물감과 여러 도구로 마음껏 표현하고, 같이 흙을 밟기도 했다. 차를 마시며 음악과 함께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평소 어떻게 쉬는지 대화하는 자리에서는 세 기획자가 준비한 ‘쉼’에 참여자들의 ‘쉼’이 더해졌다.
3인3색 팀의 시범운영이 끝나고, ‘쉼에 필요한 시간’에 관한 대화와 함께 웅성웅성 소리가 슬슬 나기 시작했다. 무엇을 하며 쉬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던 질문은 이제 그 ‘쉼’을 얼마나 누리는 것이 좋은지로 관점이 바뀌었다.
❓
여러 감각을 두루 경험하게 하면서도 각자의 쉼 속도를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까?
감정을 나누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도 했다. 마음을 말로 풀어놓는 것이 ‘쉼’이 될 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설명 없이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기에, 이 모든 것을 아우르기 위해 어떤 구성이 더 좋을지 같이 고민했다.
‘쉼’이 새삼 어렵게 느껴졌다. 좋은 휴식을 충분히 준비해 건네고 싶은 마음과 참여자가 스스로 ‘쉼’을 생각할 여유를 보존하려는 마음 모두를 담기란 쉽지 않았다. <오감을 통한 쉼>은 시범운영을 거치며 보다 다양한 ‘쉼’을 생각해보게 했다. 준비과정에서 세 사람이 나누었던 ‘어떻게 쉬고 싶은가’라는 질문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쉬어본 소감이 더해지며 한층 구체적인 물음이 되었다.
3️⃣ 오백원 팀의 이야기 <일대일 여행사—혼자 떠나는 이상한 여행>
오백원 팀의 기획은 몇 차례 백지로 돌아갔다. 반려견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관심, 어른들도 푹 빠져 놀 수 있는 시간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두 기획자의 생각이 쉽게 모이지는 않았다. 이들의 대화는 수업 밖에서도 이어졌다. 한 기획자의 작업실에 가서 음악을 듣고 물건들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무엇을 기획할지 정하기 위해 만났지만, 그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 자체가 서로를 알아가는 기회이기도 했다. 한 사람에게 익숙한 장소와 사물을 다른 사람이 경험하면서 함께 나눌 이야기 거리가 늘어났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논의는 외로움과 혼자 있는 시간, 자신과 함께 걷는 경험으로 옮겨갔다. 두 사람은 함께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외로움을 서둘러 없애려 하기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놀이처럼 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작업실 주변의 논길을 활용해 시민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여행을 준비하기로 했다. <일대일 여행사—혼자 떠나는 이상한 여행> 프로그램은 그렇게 탄생했다. 여기서 ‘일대일’은 자기 자신과 동행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9월 23일 저녁 어스름, 마지막 시범운영으로 포승읍 홍원5리에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하나둘 도착한 참여자들은 성냥갑 하나가 놓인 자리에 앉았다. 자연스럽게 성냥을 제맘대로 만지는 시간이 잠시 이어졌다. 이후 각자 마음에 드는 여행가방을 하나씩 선택하고 승무원의 안내를 들을 수신기를 받아들었다. 나에게 주파수를 던지는 물건도 하나 골랐다.
출발하기 전 안내방송이 울렸다. 서로 말을 걸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하기 싫은 활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일대일 여행인 만큼, 함께 걷는 중에도 여행객들이 각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약속이었다.
등에는 빨간 화살표를 붙이고 안전벨트를 찬 뒤, 마치 비행기처럼 두 팔을 양옆으로 펼치고 한 사람씩 이륙하며 논길로 들어섰다. 함께 그리고 혼자 걷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웅성거림이 잠시 멎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수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두 기획자는 오히려 말하지 않고 걷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지 않고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걷는 중간중간 조금은 이상한 놀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논길에 그려진 땅따먹기를 하거나, 데리고 온 주파수 물건을 떠나보내기도 했다. 종을 치기도 했고, 그저 멈춰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도 있었다. 여행사의 안내대로 따라해도 좋고 그냥 지나쳐도 좋았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는 흐르는 물과 넓은 들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를 마셨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 머문 뒤 다시 왔던 길로 돌아섰다. 그 사이 논길에는 붉은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무사 귀환한 여행객들은 자연스럽게 여행 후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코스의 길이와 피로도에 대한 고려사항, 침묵의 규칙을 어디까지 적용할지와 같은 주제들이 논의되었다.
❓
어떤 사람에게는 충분한 산책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길고 피곤한 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한 침묵과 타인과 자연스럽게 나누고 싶은 대화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혼자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데에도 그 시간을 함께할 사람들의 상황을 살피는 일이 필요했다. 혼자이되 함께 걷는 이 여행에서, 서로에게 편안한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세 팀의 기획을 경험하며 웅성웅성 소리를 다시 떠올렸다. 기획자들이 오랫동안 함께 엮은 씨실에 참여자들이 보탠 이야기가 날실처럼 교차했다. 실이 매끄럽게 연결된 순간도 있었고, 살짝 삐져나온 순간도 있었다. 일곱 기획자들의 웅성거림은 구체적인 질문을 얻으며 조금씩 더 기획의 모양을 갖춰갔다. 시범운영을 마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평가위원들은 세 팀의 기획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어느새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Outro

꾀하당 심화과정이 시작한 7월부터 시범운영이 이루어진 9월까지, 10주가 훌쩍 지나갔다. 여름 내 따가운 햇볕을 견뎠던 벼는 가을이 되자 고개를 숙이며 노란 알맹이들로 영글었다. 그렇게 꾀하는 사람들의 기획에도 저마다 어떤 제목이 붙었지만, 그 뒤에는 이름만으로는 다 전하지 못하는 웅성거림이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설명하다가 오히려 다시 생각을 돌아보기도 했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자 애썼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서로를 더 이해하기도 했다. 지난해 혼자 꾀했던 사람들은 그렇게 함께 꾀하는 법을 배웠다.
9월 23일, 우리가 경험한 하루에는 누군가의 평범한 나날들이 들어있었다. 작업하며 만졌던 심지, 쉬면서 들었던 음악, 손에 익숙한 흙, 강아지와 걷던 논길까지 모두 기획자들의 생활에서 온 것들이었다. 참여자들은 그들의 일상을 함께 듣고 만지고 걸으며 이야기를 보탰다. 웅성웅성 소리가 이어졌다.
그렇게 혼자의 경험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제안이 되었고, 질문들은 몸을 얻었다. 우리의 매일이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자신에게는 늘 있는 일이라 굳이 꺼내지 않았던 내용도 다른 사람에게는 궁금한 이야기가 되었다. 그 이야기를 서로 묻고 들으며 함께 들여다보니, 나의 익숙함이 타인에게는 특별함이 되어 있었다.
각자의 매일을 특별하게 꾀한 사람들.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그저 흘려들을 수는 없었던 웅성거림이었다. 그 시간을 평가 결과 하나로 헤아릴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영화 <오디세이>에서 오디세우스가 오랜 항해 끝에 귀환한 뒤 새로운 여행을 떠났듯, 일상으로 돌아간 꾀하당 사람들의 여정도 다시 시작될 것이다.
웅성웅성. 이 소리는 앞으로 이들을 어디로 이끌게 될까? 여기까지 오느라 애쓴 일곱 사람 모두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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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하는 사람들, 모두 정말 수고 많았어요!
평면도스튜디오 에디터 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