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약돌
배낭에 무엇을 넣어야할까
급격한 기술의 발달로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인간의 중요한 기술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요즘,
최근 일상이 엿보이는 물건을 담은 배낭 하나 메고 아무 계획 없이 여행을 떠나봤습니다.
수원역에서 한번에 갈 수 있는 곳 중에서 해남원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기차를 탔습니다.
예전에는 입석이여도 4호차는 앉을 자리가 있었는데 이젠 없더군요. 이런 상황이 익숙한 중년분은 기차가 멈출 때마다 보이는 빈자리에 앉아갑니다. 기차가 점점 밑으로 내려갈수록 자리가 비워진 덕에 조금 편하게갑니다. 미처 표를 예매하지 못한 할머니가 곤란한 표정으로 오고가시길래 원래 제 자리도 아니니 앉으시라하니 못내 앉습니다. 몇 정거장 지나지 앉아 자리에 앉으라는 말과 함께 어디론가 가시더라군요. 참 누군가에게만 편리한 기술이겠구나 싶습니다.
해가 질때쯤 도착한 남원은 고요한 여름 냄새가 가득합니다. 군대 휴가를 나온 아들이 마중나온 엄마와 재잘재잘하는 모습이 참 여름같습니다. 계획 없는 여행이니 역에 놓여있는 남원지도를 펼쳐봤습니다. 자전거도로와 관광거리 설명도 꽤 잘 되어있습니다.
그 중 남원역 근처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는 공간들이 참 매력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관광단지처럼 조성된 곳보다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공간들을 좋아해서 카페나 독립서점들을 찾았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이 운영하는 공간은 운영시간도 좀 더 이용객 중심이고 공간지기의 취향이 다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광한루의 야경만큼이나 아름다운 낮시간은 한 더위에도 바람이 살랑입니다. 잠시 더위를 피한 뒤 ‘페이보릿카페라운지’와 ‘나그네의 주머니’를 찾았습니다. 비어있던 공간이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가득채워진 공간지기들의 에너지를 잔뜩 받고 평택에서의 가을도 상상해보게 됩니다.
전날 남원의 도착했던 시간쯤 다시 기차를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학창시절 배낭을 어떻게 메고 다녔나 싶을 정도로 가방이 유독 무겁게 느껴집니다. 여러 생각들이 배낭에 담겨서 그런듯합니다. 남원 여행에서의 동심과 낭만이 담긴 배낭을 일상에 잘 풀어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내일 갑자기 떠난다면 배낭에 무엇을 넣으시나요?”
“그리고 떠난 곳에서 무엇을 가져오길 원하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