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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 놓인 연결과 기억

식탁 위에 놓인 연결과 기억

Editor | 조약돌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와 포터리룸 오은지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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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식재료와 그릇, 그리고 사람 사이의 느슨한 관계를 기록하는 일
평택에서 도예 공방 ‘포터리룸’을 운영하는 오은지 작가는 그릇을 만든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오래전부터 그릇의 형태나 장식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릇이 어디에서 쓰이는지, 누구의 식탁에 놓이는지, 그 식탁 위에서 어떤 말과 기억이 오가는지에 더 마음이 갔다.
오은지 작가는 말한다. 그릇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릇이 놓이는 자리’를 생각하게 된다고. 그리고 그 자리는 대개 식탁이었다. 누군가 하루를 마치고 앉는 곳, 음식을 나누는 곳, 말없이도 서로의 생활이 드러나는 곳. 식탁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관계가 시작되는 가장 기초적인 장소다.
“식탁은 공동체가 생성되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공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곳이고, 그 안에서는 권력이나 위계가 크게 작동하지 않잖아요. 일상을 업데이트하고 고민을 나누는 장소에서 그릇이 쓰인다면, 그릇에도 의미가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포터리룸의 오은지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릇은 왜 필요한가. 식탁은 무엇을 연결하는가. 우리는 왜 함께 먹을 때 조금 더 쉽게 가까워지는가.
“그냥 먹고 끝나는 자리가 되지 않기를 바랐어요”
올해 오은지작가가 진행하는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는 평택에서 많이 생산되는 농산물인 쌀, 토마토, 오이, 배를 주제로 함께 요리하고, 먹고,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회차마다 하나의 식재료를 중심에 두고 음식을 만들며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요리 모임이 아니다. 기획자는 처음부터 그 점을 가장 경계했다.
“단순히 그냥 먹고 끝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식재료가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강력한 식문화라고 생각해요. 식재료가 문화가 되는 지점에 대해 고민하고 싶었어요.”
아직 평택의 식재료가 하나의 뚜렷한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평택 쌀은 잘 알려져 있지만,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가볍게 함께 즐기고, 공동의 기억으로 떠올릴 수 있는 축제적 장면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 축제나 완성된 결과물을 먼저 상상하기보다, 작은 경험을 반복해서 쌓는 방식을 택했다. 토마토를 함께 다루고, 오이를 두고 취향을 이야기하고, 배 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의 이야기를 듣는 식이다. 이런 경험들이 많아질수록 지역의 식재료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 된다.
“토마토를 주제로 공동으로 떠올릴 수 있는 기억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소규모 문화 활동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그것을 공동으로 기억하게 되면 언젠가 하나의 축제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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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다이닝 아카이브의 시작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의 현장은 가볍고 유연하다. 지난 회차에는 참여자들의 MBTI를 바탕으로 구성한 조별 활동이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네 명씩 두 조로 나뉘었다. 각 조에는 리더, 요리 재료 체크 담당, 아카이브 기록 담당이 있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일종의 ‘애교담당’ 역할도 있다. 각자의 성향과 역할이 느슨하게 섞이면서 현장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토마토 회차를 앞두고 한 조는 토마토 카프레제와 무수분 카레를, 다른 조는 신라면 토마토 라면과 시금치 프리타타를 만들기로 했다. 참여자들이 조별로 필요한 재료를 정리하면, 사전에 준비해온다.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조별 단톡방에서는 사진과 기록이 오간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찍은 장면을 블로그, 인스타그램, 각자의 SNS 계정에 올리고 회차에 대한 소감을 남긴다. 아카이브 담당자는 조원들의 기록 링크를 모아 공유한다. 오은지 작가는 이 기록 방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난해에는 촬영자가 따로 있어 완성도 높은 영상이 남았지만, 동시에 촬영자의 시선으로 장면이 정리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한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각자의 언어와 감각을 남기고 싶었다.
“예쁘고 완성도는 높았지만, 이게 살아 있는 느낌이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각자의 언어로 기록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분은 그릇을 찍고, 어떤 분은 요리를 찍고, 또 어떤 분은 분위기를 찍잖아요. 각자가 원하는 장면을 각자의 방식으로 공유하는 거죠.”
이 프로그램에서 아카이브란 단순한 결과 보고가 아니다. 누군가가 본 그릇, 누군가가 기억한 맛, 누군가가 느낀 분위기가 모여 하나의 지역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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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만으로도 우리는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
오은지 작가는 식탁의 힘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중 하나가 첫 회차에서 함께 김밥을 만들던 순간이었다. 김밥이라는 음식이 놓이자 참여자들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엄마’라는 단어가 자주 나왔다.
“엄마가 이렇게 했나?” “우리 집에서는 이렇게 했던 것 같은데.”
음식은 각자의 기억을 불러왔다. 같은 김밥을 만들고 있지만, 각자가 떠올리는 장면은 조금씩 달랐다. 누군가는 가족을, 어린 시절을, 집에서 보았던 손놀림을 떠올렸다. 그 장면을 보며 문화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문화는 거창한 형식이나 제도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공유하고 있는 기억을 소환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음식은 그 기억을 꺼내는 가장 빠르고 다정한 매개였다.
“우리가 사실 되게 쉽게 친해질 수 있더라고요. 음식만으로도 친해질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문화라는 게 우리끼리 있지만, 잊고 있던 기억을 소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는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관계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그것이 강한 공동체나 끈끈한 모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느슨해도 괜찮다. 식탁이 바뀌더라도 연결은 남을 수 있다.
“4회기가 끝나고 나서도 관계가 느슨하게라도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해요. 식탁 위에 연결이 있는 거죠. 식탁이 바뀔 뿐, 관계는 계속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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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로서 거리두기
오은지 작가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1인 가구, 고립, 은둔,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사라지는 사회적 접점으로 이어진다. 그는 자신 역시 1인 가구로 살아가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했다. 혼자 영상을 보고, 관심 있는 정보를 찾아보고, 알고리즘이 건네는 수많은 콘텐츠 속에 오래 머물게 되는 시간이 늘어났다.
단순히 1인 가구라는 삶 자체를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 혼자 사는 삶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다만 기술 발전과 함께 사람 사이의 접점이 너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는 문제의식을 느낀다. 일부러 나가지 않고 만나지 않으면, 누군가는 쉽게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서 조금 거리를 두는 태도를 갖고 있다. 관계를 억지로 만들거나, 참여자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지 않는다. 진행자가 앞에서 분위기를 장악하기보다, 식탁과 음식, 그릇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움직이게 두는 방식에 가깝다.
이는 무관심과는 다르다. 오히려 사람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태도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한다. 너무 밀착되지도, 완전히 흩어지지도 않는 관계. 그 느슨한 간격 안에서 누군가는 안부를 묻고 자연스레 자신의 기억을 꺼내며 다음 식탁에 다시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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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에서 시작된 관계의 감각
관계에 대한 관심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도예공방 포터리룸을 운영하면서도 늘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주목해왔다.
공방마다 색깔은 다르다. 어떤 공방은 달항아리처럼 특정한 도예 기술을 깊이 있게 익히는 데 집중하고, 또 다른 곳은 학부모와 학생의 관계, 수업의 형식, 결과물의 완성도에 무게를 둔다. 포터리룸은 그중에서도 참여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자신의 생활과 작업을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아이들과 수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도자의 기초를 가르치고 심화 과정으로 넘어가는 방식보다, 아이들이 자기 삶에서 출발해 무언가를 만들도록 이끌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과자 파티를 하기로 하면, 먼저 각자가 좋아하는 과자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그 과자를 먹기에 가장 좋은 접시는 무엇일지 상상하게 했다. 새우깡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새우깡을 담기에 가장 적합한 접시는 어떤 형태일지 스케치하고, 직접 만들어본다.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만든 그릇에 각자의 과자를 담아 함께 과자 파티를 한다.
“이게 왜 필요한지, 각자의 삶에서 어떤 지점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같이 이야기하는 게 중요했어요. 기억을 소환하고, 다시 이야기하고, 그걸 바탕으로 만드는 과정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 경험은 이후 ‘식탁의 연결’과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로 이어졌다. 함께 만들고,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하는 구조는 공방 안에서도, 지역 프로그램 안에서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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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연결하는 일
오은지 작가의 작업 안에는 여러 관심사가 존재한다. 1인 가구, 사람에 대한 애착, 도자기, 환경적인 문제, 은퇴하는 인구, 식탁 위에 놓이는 것들. 지난해에는 이 관심들을 서로 연결해보는 작업을 했다.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세 가지, 네 가지의 주제를 연결하다 보면 결국 좋아하는 것을 더 깊이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하나의 주제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심들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가다 보면 그 안에서 자신의 작업 방향이 더 선명해진다는 것이다.
지난 프로젝트 ‘식탁의 연결’은 그런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식탁을 매개로 사람을 연결하고, 음식을 통해 기억을 나누고, 그릇을 통해 관계가 놓이는 자리를 생각하는 작업이었다.
이후 그는 경기문화재단 사업을 통해 ‘이방인의 도예가 식탁’이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일본인 도예가의 식기를 매개로 문화적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작업이었다. 식탁은 여기서도 중요한 장면이었다.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식기를 통해 어떻게 만나고, 식탁 위에서 어떤 차이를 나눌 수 있는지 탐구하는 자리였다.
올해 오은지 작가는 식탁에 대한 관심을 더 심화하고있다. 단순히 함께 먹는 프로그램을 넘어서, 식탁에 놓이는 것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관계를 품고 있는지 더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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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노동과 관계를 도자로 형상화하다
포터리룸의 개인 리서치 프로젝트 중 하나는 식탁의 기원과 관련되어있다. 이 작업은 식탁 위에 놓인 음식이 그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도자기를 통해 추적하고 형상화하는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식탁 위에 놓인 것이 수프라면, 단지 완성된 수프만 보지 않는다. 그 수프가 이곳에 오기까지 어떤 재료가 필요했는지, 그 재료는 어디에서 생산되었는지, 누가 운반했고, 어떤 유통 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노동이 개입되었는지를 생각한다. 식탁 위에는 완성된 음식만 보이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관계와 노동, 환경, 유통의 과정이 겹겹이 놓여 있다.
‘식탁의 기원’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을 도자기로 드러내는 시각 작업이다. 식탁 위에 놓인 것을 출발점으로 삼되, 그 배후에 있는 관계망을 따라가며 도자기로 형상화한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K-아트 문화예술 사업과도 연결되어 있다. 청년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순수예술 지원사업 안에서, 그는 2년 동안 식탁과 도자, 음식과 관계에 대한 리서치를 이어간다. 지역 프로그램으로서의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가 사람들과 함께 식탁을 경험하고 기록하는 작업이라면, 그 관심을 개인의 시각예술 언어로 더 깊이 밀고 들어가는 작업이다.
겉으로 보기에 두 프로젝트는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하나는 참여자들과 함께하는 생활문화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도자기를 기반으로 한 순수예술 리서치다. 그러나 뿌리는 같다.
식탁, 그릇을 사용하는 행위, 식탁 위에 놓인 것들 그리고 그 주변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관계들. 작가에게 식탁은 여전히 공동체의 기초이며 그릇은 그 공동체의 흔적을 담는 매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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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식재료로 지역을 다시 읽기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에서 다루는 식재료는 쌀, 토마토, 오이, 배로 모두 평택에서 많이 생산되는 작물들이다. 평택 다이닝 아카이브는 이 작물들을 단순히 지역 특산물로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식재료가 가진 감각과 상징, 관계의 가능성을 프로그램 안에 녹여낸다.
토마토 회차에서는 참여자들이 토마토 카프레제, 무수분 카레, 신라면 토마토 라면, 시금치 프리타타 등을 만들었다. 익숙한 음식과 낯선 조합이 한 식탁 위에 놓였다. 토마토는 그날의 대화와 기록을 여는 재료가 되었고, 오이 회차에서는 오이가 가진 ‘호불호’에 주목한다. 오이는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분명히 갈리는 식재료다. 이 특성을 지역 안의 다양성과 연결해보고자 한다.
“오이는 취향이 갈리는 식재료잖아요. 지역에도 나와 다른 취향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죠. 그걸 인지한 상태에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배 회차에는 평택의 청년 농부가 함께한다. 평택 지역의 청년 농부들을 리서치하던 중 배 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를 알게 되었고, 프로그램에 초대했다. 참여자들은 약 30분 정도 지역 농산물과 농업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이후 배를 활용한 음식을 함께 만들 예정이다.
이처럼 식재료는 매 회차마다 다른 질문을 품는다. 쌀은 익숙함과 기본을, 토마토는 새로운 조합과 실험을, 오이는 취향의 차이를, 배는 지역 생산자와의 연결을 불러온다. 하나의 식재료가 하나의 대화 주제가 되고, 그 대화가 다시 지역을 읽는 방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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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이 바뀌어도 관계는 계속된다
포터리룸의 작업은 거창한 공동체를 선언하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고 구체적인 장면을 만든다. 함께 김밥을 말고, 토마토를 자르고, 라면에 새로운 재료를 넣고, 각자의 그릇을 바라본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기억을 적고, 누군가는 조용히 대화를 듣는다.
오은지 작가는 이런 작은 장면들이 쌓일 때 지역의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지역 문화는 반드시 큰 축제나 완성된 브랜드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의 집밥 기억, 함께 먹은 김밥, 조별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 각자의 SNS에 남긴 짧은 소감 같은 것들이 모여 더 살아 있는 기록이 된다.
작가는 프로젝트의 규모보다 이런 작은 활동과 기록이 쌓이면, 누군가는 그 토대 위에서 더 큰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저는 엄청 큰 걸 기대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누군가는 이걸 토대로 뭔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요. 이런 자잘한 것들이 모인 토대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식탁은 계속 바뀐다. 오늘은 김밥이 놓이고, 다음에는 토마토가 놓이고, 또 다른 날에는 오이와 배가 놓인다. 함께 앉는 사람도 조금씩 달라진다. 그러나 그 위에 남는 연결은 사라지지 않는다.
포터리룸이 만드는 것은 결국 그 연결의 자리다. 그릇을 빚고, 음식을 나누고, 사람들의 기억을 꺼내는 자리. 보이지 않던 노동과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자리. 그리고 혼자 있던 사람들이 느슨하게나마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자리.
식탁이 바뀔 뿐, 관계는 계속된다. 포터리룸 오은지 작가의 작업은 그 조용한 믿음 위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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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 기록🍅 [윤진]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yungizzang_&logNo=224307826859&proxyReferer=&noTrackingCode=true [민주] https://m.blog.naver.com/duck_quack_quack/224307910630 [미진] https://m.blog.naver.com/kaje_w_inds/224308269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