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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시간과 사람, 문화를 감각적으로 기록하는 공간

평택의 시간과 사람, 문화를 감각적으로 기록하는 공간

Editor | 조약돌
LOCAL PLAY RECORD
LOCAL PLAY RECORD는 플랫(FLAT)사회적협동조합의 로컬크리에이팅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장소입니다.
2023년 플랫은 문화예술 활동가들의 활동지역 근처에서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단체의 형태를 고민했고 그 결과 현재 사회적협동조합의 체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FLAT:평평한, 누구나 라는 의미에서 출발해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시간과 기억을 나누며 지속성을 위한 전제를 설정했습니다.
1.
로컬리즘 : 지역의 자원, 사람,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문화 만들기
2.
생활문화 :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을 기획
3.
공존과 연대 : 경쟁이 아닌 협력, 판매가 아닌 교류를 우선시
4.
아카이브 : 지역의 공간, 소리, 이야기를 기록
5.
자생력과 실험성 : 자립할 수 있는 수익구조와 지역 기반 비즈니스 실험실
6.
사람 중심의 공간 : 단순 거점을 넘어 사람의 온도가 느껴지는 공간
7.
지속 가능한 문화경제 : 로컬푸드, 양조장, 예술인, 기획자가 함께 만드는 문화 생태적 순환 구조 구축
결국 플랫은 지역의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고, 그 콘텐츠가 사람을 모으고, 그 사람들이 다시 문화를 만들어낸 순환 구조가 형성될 거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확신이 수단으로 되기까지 순식간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약간의 알콜이 함께 있다면 느슨해진 형태로 일상의 경계를 넘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곧바로 플랫은 커뮤니티펍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인테리어 전 로컬플레이레코드
평택시 자유로 7번길 5-1 (1,2층)
그렇게 만들어진 이 공간이 바로 LOCAL PALY RECORD 입니다.
로컬플레이레코드는 LP: Long play Record 에서 착안된 이름입니다. 25분의 음악을 고유하게 기록하는 LP라는 매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Long 을 LOCAL 로 바꾸어 표현한다면 딱 플랫이 이 거점에서 하고자하는 것들과 일치했기때문입니다. LOCAL - 지역에서, PLAY - 재밌게 놀고 실험하며, RECORD -  기록하고 남기는 것. 여전히 이름에 대한 만족도는 다들 높지만 단점이 있다면 주요 지도 어플에서 검색하기는 다소 어렵다는 점 정도가 아쉬워요.
LOCAL PLAY RECORD 인테리어 공사 중
우당탕탕 창업과정에 실소가 절로
로컬플레이레코드의 인테리어는 그간 평택시문화재단 생활문화팀과 교류하면서 만나게된 여러 지역의 공간들이 조금씩 묻어있는 거 같아요. 그만큼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공간을 열면서 다시 한 번 체감했는데요. 하고자하는 바를 너무 앞에 내세우기보다는 궁금함을 유발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공간에 머무는 동안 숲에 있는 것처럼 따뜻한 느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빨간 적벽돌과 초록 네온사인은 아직 평택역에는 이 공간이 유일한 것 같아요. 더 찾아오시기 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독특하게 외관을 디자인했고, 내부에는 1층과 2층으로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완공된 LOCAL PALY RECORD
LOCALPLAYRECORD 첫 영업을 시작하며!
1층은 평택의 전통주와 LP플레이어를 중심으로 꾸민 펍입니다. 술 한잔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한 지역의 시간과 정서를 담은 이야기가 되기를 바랐어요. 요즘은 그래서 전통주를 한 음악 Playlist 처럼 구성한 메뉴도 있습니다. 총 12종의 지역 술들이 한 곡 한 곡 이어지면서 평택이라는 테마의 기억과 향을 천천히 맛보실 수 있습니다. 쌀이 유명한 평택이다보니 개인적으로도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함께 맛보고 싶을정도로 훌륭한 향과 맛이 일품입니다. 약 120분 정도의 시간동안 평택 전통주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다보면 각자의 평택의 이야기들이 자연스레 나오고 근처 가게와 연결되기도합니다. 감사하게도 근처에 카페 단골분들이 함께 가게를 찾아와서 평택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눠주시기도 했답니다. 서로 커피를 주기도 하고 메뉴에 없는 음식도 나누다보면 예상밖에 깊은 대화들도 함께 하는데요. 이 순간이 바로 1층 펍 공간만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LOCALPLAYRECORD 1층 LOCAL PUB
2층은 목금토를 제외하고 본질적으로는 커뮤니티와 창작자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워크숍과 미팅들이 이뤄지고, 약소하지만 벽과 계단을 활용한 오픈갤러리 형태의 전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평택의 RAMI 작가와 함께 전시를 꾸미고 있는데, 1년전 우연히 함께한 전시에서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가끔 1층 펍에서도 함께 공간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공간을 운영하고 정돈할 것들이 많다보니 현재는 커뮤니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2025년 연말 크리스마스파티를 시작으로 2026년 일상에서 나누는 영화이론, 미술작품 소비, 전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큐레이션 등 우리의 삶을 좀 더 문화로 풀어낼 수 있는 공동체중심의 커뮤니티를 운영해보려고 합니다. 또한 크리스마스파티도 지역의 기획자들이 함께 모여 정말 순수하게 지역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해볼 예정입니다.
누구나 2층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도전과 실패를 부담없이 경험할 수 있는 시간들이 채워진다면 그 시간이 쌓여 공간이 가지는 에너지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진 에너지가 또 순환하고 돌면서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고, 또 전달되며 모두가 양질의 문화커뮤니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공간을 운영하다보면 재밌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루는 장사가 정말 안된 날이었어요. 대단한 목표라고 설정했던 자생력이 와장창 무너지는 날이었는데요. 심지어 로컬플레이레코드 외관을 보고 방문해주신 시민분들도 희석식 소주가 없어 다시 나가시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앰프랑 피아노 하나 들고 공간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지나가다 우연찮게 만난 평택시문화재단 시민문화위원회에 함께 활동하고 있는 청년도 기타를 메고 노래하게 되고 지나가던 손님도 기타를 좋아한다며 본인 기타를 들고 오기도 했습니다. 공간 앞에서 시작한 작은 돌멩이가 의도치 않게 음악 교류회가 됐던 순간입니다.
이후로도 평택에서 음악을 좋아하거나 직접 활동하시는 분들이 찾아와주십니다. 그런 날이면 1층은 작은 음악회가 열립니다. 언제든 음악으로 함께 연결되고 싶으신 분들은 악기나, LP, 그리고 이야기를 들고 찾아와주시면 대환영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돌아보면 결국 ‘사람’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물론 예쁜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의 온도가 더 공간을 따뜻하게 채워줍니다.
밤엔 잔잔한 재즈와 전통주의 향이 어우러지고, 낮엔 햇살이 통창으로 들어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춥니다.
때때로 누군간 혼자 와서 전통주 한잔과 이야기를 풀어내고, 누군가는 LP를 들고와 음악을 들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주셔도 좋습니다. 그게 바로 플랫이 꿈꾸던 생활문화의 한 장면입니다.
LOCAL PLAY RECORD는 그렇게, “평택의 시간과 사람, 문화를 감각적으로 기록하는 공간”이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