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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맞이하길

아침을 맞이하길

Editor | 그담
평택문화기획학교 「좋아지길」 현장 시연 기록

「좋아지길」 소개

평택문화기획학교 「좋아지길」은
평택의 ‘길’을 주제로 한 예술기획 전문과정이다.
이 과정은 지역 기획자들이 지역을 탐구하고,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통해 ‘좋아지는 길’을 발견하는 프로젝트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역·기획자 연결 선진사례 탐방 → 평택·홍성·옥천 현장 연구 → 기획안 발표 및 시연 지원
2025년 5월 공고를 시작으로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세 지역을 탐방하며
참여자들은 자신이 마주한 ‘길’을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그 결과, 여러 기획자들의 제안 중 일부가 실제 시연으로 이어졌고,
그 중 두 곳의 현장을 평면도 스튜디오 에디터들이 직접 찾았다.

프로젝트 소개

정은희 기획자의 아침을 맞이하길
이 프로젝트는 이른 새벽의 걷기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예술 실험이다.
매일 해가 뜨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연함’을 다시 느껴보면 작은 감동이 있다.
하루의 가장 조용한 시간,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와 걷는 그 짧은 순간.
그것만으로도 마음의 결이 달라진다.

프로그램 진행

1회차 — 단어로 기록하기 (9.13 / am 5:00)

배다리저수지에서 새벽 5시 집결
함께 걷기 (1바퀴 약 15~20분 소요)
두 번째 바퀴 중간지점에서 모임
걸으면서 본 것, 느낀 것을 5분 안에 단어로 기록
예시) “달빛 / 물결 / 바람 / 고요”

2회차 — 문장으로 기록하기 (9.20 / am 5:00)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각자의 속도로 걷기
두 번째 바퀴 중간지점에서 모임
세 문장으로 감정 기록 남기기
예시)
“오늘은 하늘이 더 맑았다.”
“발자국이 익숙해졌다.”
“다시 걷고 싶다.”

규칙과 준비물

서로 대화하지 않기
이어폰 사용 가능
복장은 자유, 편안한 옷
휴대폰으로 기록 남기기
글쓰기 부담을 덜기 위해
‘단어쓰기 → 세 문장 쓰기’ 미션으로 진행

새벽이 주는 감각

“새벽은 고요하지만, 선명하다.”
이 시간은 하루 중 나에게 가장 집중하기 좋은 시간이다.
이불 속이 아닌 길 위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걷는 동안 몸은 깨어나고, 마음은 천천히 따라온다.
같은 장소를 걸어도, 그날의 빛과 공기는 다르다.
그 차이를 느끼는 것이 곧 ‘살아 있음’의 증거처럼 느껴진다.

함께 걷는다는 것

말을 하지 않아도, 함께 걸으면 마음이 전해진다.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은 거리.
적당한 간격으로 들리는 발소리와 숨소리.
이 프로젝트는 ‘혼자 걷는 용기’를 ‘함께 걷는 위로’로 바꾸는 일이다.

현장 스케치

기획자 | 정은희
프로젝트 | 아침을 맞이하길
장소 | 평택 배다리저수지
시간 | 새벽 5시

새벽 5시, 낯선 평택의 공원

이른 새벽, 배다리저수지 입구에 도착했다.
아직 세상은 어두웠다.
에디터가 이 프로젝트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새벽 5시에 걸어본 적이 없어서.”
늘 익숙한 공원이지만,
그 시간에 바라본 풍경은 완전히 낯설었다.
심사위원과 기획자 정은희 선생님의 안내로 걷기 시작한 지
3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우산도 없이 우리는 고요히 비를 바라보았다.
잠시 멈춰 서 있던 그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공원 전체가 ‘숨을 들이쉬는 듯한’ 정적에 잠겼다.

빛이 오는 시간

비가 그치자,
하늘은 어느새 연회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물 위의 안개가 흩어지고,
나뭇잎 끝에는 물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같은 곳을 걷는데,
하늘의 색이 계속 바뀌어요.”
배다리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새벽은 천천히 낮이 되어갔다.
걷기의 끝은 정자였다.
모두가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햇살이 정자 지붕 사이로 쏟아졌다.
그 순간은 정말 영화 같았다.
한 시간 전의 어둠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공원은 빛으로 가득했다.

아침을 맞이한다는 것

“평택 사람들에게 새벽 5시는 어떤 의미일까.”
새벽을 걷는다는 건, 단순히 하루를 일찍 여는 일이 아니다.
그건 ‘내 안의 시간을 다시 느끼는 일’이었다.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오는 것,
그 사소한 행동이 하루의 방향을 바꾸는 것처럼 느껴졌다.
함께 걷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와 나란히, 말없이,
새벽의 빛을 바라보며 걷는 그 감각.
그것이 정은희 선생님이 말하는 “아침을 맞이하는 법”이었다.

Editor’s Note

이 프로젝트는 ‘새벽’이라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 매체가 되었다.
기획자는 새벽의 감각을 통해 ‘시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걷는 행위는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 반복 속에서 다른 색을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기획 및 진행 : 정은희
취재 및 기록 : 평면도 스튜디오 에디터 그담
주최 : 평택문화기획학교 「좋아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