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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도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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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당 — 화과자 공방

11년 차 유치원 교사 출신이 운영하는 화과자 공방이다. 유치원을 그만두고 나서도 아이들 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어린이집 정기 출강을 2년 하다가 "아이들이랑 여기서 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공방 수업을 시작했다. 재료 세팅은 모두 준비된 상태라 오기만 하면 바로 만들 수 있다. 최대 네 명까지 함께할 수 있다.

화과자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아기 둘, 어머니, 외할머니가 함께 온 가족이 있었다. 처음엔 서로 말이 없었다. 평소 핸드폰을 많이 하다 보니 "도와주세요"라는 말조차 어색했다. 1시간 30분쯤 지나자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 언니랑 장난을 치고, 엄마랑 말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가면서 "엄마랑 다음에 또 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여자아이 4명이 엄마들을 졸라서 온 경우도 있다. 친구와 같이 만들고 먹는 게 좋았다고 했다. 학원이 아니라는 게,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손으로 빚는 경험'이 아이들에게 어떤 감각을 남긴다고 보시나요?

화과자는 5cm 안에 모든 걸 담아야 한다. 작은 손이 바빠진다. 소근육을 많이 쓰는 작업이라 발달에도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반복해서 찾아오는 아이들은 손 모양이 확실히 달라진다.
색소를 직접 섞어 색을 만드는 과정도 넣는다. "클레이 같다"며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다. 떨어뜨리면 안 된다는 걸 아니까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진다. 어린이집 출강에서는 3월 초에 손이 굳어 있던 아이들이 나중엔 혼자서 모양을 만들고, 서로 훈수까지 두게 된다. 그 변화가 눈에 보인다.

전통 디저트를 접하는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반응은 대개 세 단계로 온다. "화과자가 뭐예요?" 그다음은 "유튜브에서 봤어요." 그리고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먹방을 통해 먼저 알게 된 아이들이 부모를 졸라서 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 크리스마스엔 산타 소원으로 "과일 화과자 먹고 싶다"고 빈 아이가 있었다. 어머니가 급하게 연락해 왔고, 상표 없이 포장해서 보냈다. 아기가 너무 좋아했다는 연락이 왔다.
맛은 쑥·팥 대신 초코, 딸기, 쿠킹크림 등으로 조정할 수 있다. 형태는 전통 방식이지만, 아이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맞춰져 있다.

계절이나 재료가 작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다루고 계신가요?

계절마다 디자인이 달라진다. 봄·여름·가을·겨울 기본 라인 외에 추석, 설날, 가정의 달은 각각 따로 구성된다. 재료도 두 종류를 쓴다. 고나시는 쫀득한 질감으로 클레이에 가깝다. 아이들 수업에 주로 쓴다. 네리끼리는 앙금에 찹쌀 반죽을 섞은 부드러운 화과자로, 성인 수업에서 많이 활용된다.
커스텀도 가능하다. 강아지 모양, 얼굴 캐릭터, 학원 상호명 도장 등 원하는 대로 맞춰볼 수 있다. 수강생이 곰돌이에 갈기를 붙여 사자를 만들어 온 적도 있었다. 생각지 못한 결과물이 나올 때 더 재밌다.

이 공간이 아이들의 정서나 집중력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느끼시나요?

요즘 아이들은 6살부터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 밥 먹을 때도, 식당에서도 화면을 본다. 형제끼리 나란히 걸으면서도 서로 다른 화면을 보는 아이들을 골목에서 가끔 본다. 핸드폰은 연결하려고 만든 도구인데, 어느새 단절의 도구가 됐다.
여기선 뭔가를 만들어야 하니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된다.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 조금 다르게 닿는다. 5살 아이도 함께할 수 있다. 7살 미만은 보호자와 같이 오면 된다.

이 동네에서 시작하게 된 배경

중학교 1학년 때 평택으로 이사를 왔다. 지금 공방 바로 근처에 어머니가 분식집을 하던 자리가 있다. 그 시절엔 아이들이 우르르 다니던 골목이었다. 문방구, 피아노 학원, 분식집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없어졌지만, 이 길이 여전히 익숙하다.
입지 조건도 맞았다. 어떤 버스를 타든 성동초등학교 앞은 무조건 지나가는 길이다. 바로 옆에 어린이집이 있어 출강도 이어질 수 있었다. 오래 알아온 동네에, 교통도 편하고, 아이들이 가까운 자리였다.

공간이 동네 안에서 만들고 있는 변화나 역할이 있을까요?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골목이다. 추석이나 설날 시즌엔 새벽 3~4시까지 혼자 불을 켜고 작업한다. 다 깜깜한데 여기만 불이 켜져 있다. 가끔 쓸쓸하기도 하다.
지나가던 아이가 발을 멈추고 들여다본다. "엄마, 저거 뭐야."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 골목 안에서 이야깃거리라도 될 수 있다면, 와서 뭔가 해볼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면. 수업 후 인화한 사진을 건네면 나중에 연락이 오는 사람들이 생긴다. 그렇게 단골이 된다.